안녕하세요 어복충만 낚린이입니다. 지난 5일 모처럼 무리를 해서 밤낚시를 즐길려고 홍천강으로 출조를 했습니다. 이 날은 한낮의 최고 기온이 35도를 너무 폭염이었는데요... 느즈막히 저녁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마침 원래 계획한 장소는 사람들도 많고 고기가 나오질 않았더군요.
그림같은 포인트지만 아무도 붕어 잡은 분이 없더군요. 홍천 현지인 영감님들 같은데 고기가 안 나와서 그런지 매우 까칠하십니다. 살림망 걸어놓은거 보고 좀 잡으셨냐고 여쭤봤는데 건드릴 생각 하지도 말라고... ㅋㅋ 건드릴 생각도 없는데 말이죠.. 우측 사진 안쪽으로 또 낚시 포인트가 있는데, 그 분은 오늘 오셨다고 하는데 잡고기가 너무 덤빈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저녁 7시가 다 됐는데 고민하다가 포인트 이동을 결정합니다.
해당 포인트는 홍천 현지인들도 아는 사람만 아는 포인트인데, 위 사진의 포인트와는 크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쪽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역시나 아는 사람만 아는 포인트다보니 낚시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군요. 그래도 원래는 현지인들 1-2명은 있을 법도 한데 말이죠. 비록 홍천 현지인은 아니지만 강원도에서 나고 자라다보니 강원도 강계의 어지간한 현지인 포인트는 다 알고 있는 낚린이입니다.
밤부터 아침 오전까지 낚시를 즐길 생각이기에 섶다리를 설치해 줍니다. 아무리 물 흐름이 약한 부근이라고 해도 강계 답게 물 흐름이 미약하게는 있습니다. 그래서 맨 우측은 대가 슬슬 떠내려 다니더군요. 또한 검정말, 붕어마름 등의 수초로 앞 부근이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 대는 3대만 편성해서 낚시를 해봅니다.
대편성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어둑어둑해 졌습니다. 순식간에 해가 지고 특히 카메라에 녹화되는 영상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급격하게 어두워지죠. 위에 대편성을 마친 사진과 현재 찌불(케미)를 밝히는 사진과의 시간 차이는 약 10분입니다. 실제로는 이렇게까지 어둡지는 않은데 카메라 렌즈에 비추는 화면이 어두워지는것은 정말 순식간입니다.
미끼는 떡밥(글루텐+보리 등)과 지렁이, 그리고 챙겨간 옥수수(캔) 입니다. 근데 워낙 가물은 올해라 그런지 강낚시가 참 쉽지 않습니다. 어딜가든 마주치는 모든 낚시꾼들이 참 어려운 시기라고 고기 나오는 데가 없다고 그러니까 말이죠. 그래도 아랫지방(경남/전남)은 비가 꽤나 많이 왔다고 하는데... 강원도는 봄 비도 거의 내리지 않고 장마네 마네 하는 와중에도 비는 안 내리더군요.
지렁이를 껴놓자마자 찌가 정신없이 요동치더니 빠가사리가 올라옵니다. 하... 그놈 참... 강모래 바닥에 수초로 가득차 있는 부근인데도 빠가사리는 나오네요. 제가 자리잡은 곳에서 조금만 (50m)정도만 밑으로 내려가면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얕은 여울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빠가사리 낚시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쏘가리 낚시하는 분들도 있고, 근처 펜션에 놀러오신 분들도 다슬기 줍느라 많이 나오기도 하는 곳이죠.
밤새 낚시를 했지만 딱 한번 제대로 된 입질을 봤습니다. 새벽 1시 무렵에 쭈욱 치솟는 찌올림 이었지만 잡히질 않았지요. 왜 안 잡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쉬움이 큰 찌올림이었습니다. 원래는 12시 무렵해서 자고 해가 뜨는 5시 무렵에 기상하려고 했지만... 평소에 자는 시간도 있고 모처럼 정말 오랜만에 주말 교육이 없던터라 욕심을 내서 낚시를 하다보니 1시 50분에 취침을 합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유튜브에 올릴 용도로 녹화를 한 장면에 웬 귀신 소리가 2번이나 녹음이 됐네요... 이 넓은 홍천 강변에 11시 반 쯤부터 사람이라고는 저 하나 밖에 없었는데... 바로 옆에서 코고는 듯한 소리가 2번이나 녹음이 됐습니다... ㄷㄷㄷ 하늘을 지붕삼아 자보겠습니다 하는데 드르르렁 드르르렁 하고 2번이나 말이죠. 나중에 영상 확인 하다가 알게됐는데 소름이 쫘아아악... 친구에게 보내줬더니 옆에 친구가 코고는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아무도 없고 저 혼자밖에 없었는데... 홍천강은 매년 물놀이와 사고로 익사 사건이 많은 곳인데 참 무더운 여름밤 편집하려다가 온몸이 털이 곤두서고 소름이 쫙 순식간에 시원해졌습니다.
아무튼 섶다리에 발을 얹고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취침을 했습니다. 전날 한낮에 35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이었지만 새벽3시쯤에는 추워서 잠시 깼습니다. 원래는 대형 담요를 가져가려고 했는데, 깜박하고 챙겨오질 않았지요. 하지만 차에 항상 가지고 다니는 작은 담요가 있어서 그걸 덥고 잤는데 ... 추웠습니다 -_-a
1시50분 쯤 잤는데 하필 또 4시 44분에 기상을 했습니다. 컴컴해서 차에서 루어대를 가지고 오고 정리할거 좀 치워두고 하니 5시가 되고 사진처럼 환해졌지요. 사실 밤새 겨우 딱 1번의 입질을 보았기 때문에 현타가 강하게 오더군요. 지금 낚시한다고 입질이나 들어올까... 싶은 그런 마음. 잠이나 그냥 조금 더 자고 아침에 살짝 하다가 그냥 갈까 별애별 생각. 와중에 쏘가리는 피딩을 얼마나 해대는지 붕어 치우고 쏘가리 낚시나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결국 일어나서 낚시를 시작합니다. 자기전에 3대 모두 옥수수를 껴놓았는데요. 건드리지도 않았네요... 확실히 강원권은 옥수수가 잘 듣지는 않습니다. 충청도 이남에는 옥수수가 엄청 잘 듣는다고 하던데 강원권도 먹긴 하는데 막 잘 통하거나 하진 않는듯 해요.
그나저나 붕어도 해당 지역 인구 수 따라 가는지... 제가 어릴 때에 비하면 정말 개체수가 많이 줄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옛날 어르신들 말씀이었는지, 90년대 초반에 본 송선생님 붕어낚시 책에서 본건지 기억이 정확하진 않은데 강원권에서는 월척 잡기가 힘들다고 여기서 월척하면 아랫지방의 4짜 잡은거랑 비벼도 된다는 그런 말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정말 아랫지방에서는 그렇게 큰 고기들이 많고 잘 잡히나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새벽 피딩시간에 열심히 낚시를 하는데 팔이 아플 정도로 낚시대를 던집니다. 특히 수초 뒤쪽에 던진 가운데 26대에서는 미친듯한 입질이 이어지는데 미끼를 가리지 않습니다. 지렁이 떡밥 옥수수 뭐든 미친듯이 입질을 해서 팔이 다 아플지경이었는데... 미끼도둑의 범인은 돌고기 였습니다. 일명 강원도 사투리로는 뚜꺼지 라고도 하는데요(영월/정선/충북 제천 쪽). 얼마나 통통한지 성어(약15cm)인데 살이 오를데로 올랐네요. 매자(참마자)하고는 잡고기 매운탕 양대산맥의 주인공이죠.
4시44분에 기상해서 5시부터 약 1시간 20분동안 엄청나게 강고기들에게 시달렸습니다. 손이 다 아플 지경이라 가지고 다니는 장갑을 착용했습니다. 사실은 운동기구 살 때 주는 헬스장갑인데, 별로 좋은 제품도 아니고 착용할 일도 없고 해서 낚시할 때 가끔씩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장갑이라 낚시할 때 꽤 편하고 좋아요.
워낙 입질도 없고 카메라를 on 상태로 주구장창 촬영을 할 수는 없기에 중간중간 꺼놓는데, 때마침 꺼놓았을 때 입질이 들어옵니다. 좌측 수초 틈 사이에 지렁이를 달아 던져놓은 24대에서 입질이 들어왔는데 제대로 걸렸습니다. 당찬 강붕어의 손맛을 진하게 맛 봅니다.
월척이 될까 싶은 손맛이었는데... 아쉽게 월척에서 아주 조금 빠지네요. 그래도 꽝이 아닌게 어디입니까 라고 위안을 해봅니다. 어제 앞선 포인트 에서 마주친 모든 분들도 붕어 한번 못 봤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인데 귀한 황금빛 준척 붕어를 마주했으니 말입니다. 와중에 정신없이 요동치던 26대 찌를 늦게 보고 챔질했는데 또 돌고기가 올라옵니다. 더블히트를 했네요.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차에서 파라솔을 가지고 돌아와 설치했습니다. 햇살이 너무 강렬해서 7시 50분 쯤부터 아주 미친듯이 뜨거웠습니다. 해가 정면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물에 반사되는 태양이 뜨거워 얼굴을 수건으로 가린 직후 찌를 보니 붕어를 잡았던 24대 찌가 몸통 끝까지 올라와있더군요... 주간케미만 나오게 맞춰놨던 상태였는데... 챔질해도 후킹은 되지 않았고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해 뜨고나서 들어오는 아침피딩 입질이 1번은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하필 그 타이밍을 놓쳐서 정말 너무 아쉬웠습니다. 거의 1시간에 1번꼴로 들어오는 입질이었는데 그걸 놓쳤으니까요.
9시부터는 장비를 말리고 10시에 철수하려고 하던 계획이 9시에 장비를 말리면서 루어를 하는 동안에 들어온 입질 때문에 무산됩니다... 하필 루어대를 갖고 놀기 시작하고 옥수수를 껴놓은 곳에 입질이 들어왔지만 뭐.. 늦게 보고 루어나 감고 있었으니 놓쳤지요. 잡고기만 나오던 26대라서 별로 아쉬움이 크진 않았는데 하필 바로 또 루어캐스팅을 했는데 이번에도 지렁이를 껴서 수초틈에 24대 찌가 중후하게 올라왔습니다. 조금 늦게봤지만 루어대를 내려놓고 달려와서 채봤는데 결국 잡히진 않았습니다. ㅠㅠ 한 마리 잡았다고 까불까불 하다가 놓친 격이기도 하지요...
어려운 시기 저에게 즐거움을 준 귀한 홍천강 황금빛 붕어를 다시 한번 계측자에 올려봅니다. 사진은 조금 입술이 떨어져서 30cm 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주둥이를 딱 붙이고 재니까 30이 될까말까 싶습니다. 도시어부 촬영을 하고 있는 이경규 씨라면 30.3cm를 만들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체고는 계곡지와 배스터의 중간정도였지만 빵은 어마어마하게 좋았지요.
이제 집으로 돌려보낼 시간입니다. 사실 본가 수조에 붕어 4마리를 키우고 있기는 한데 허리급으로 한마리 해서 데려가서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만 허리급이 참 쉽게 나오질 않네요. 지난달에 섬강의 터센 곳에서 잠깐 밤낚시를 할 때 걸었는데 결국 터졌었죠. 그건 건졌으면 37~8cm는 됐을듯한 손맛이었는데.. 4짜는 분명 안 되고요. 꾸준히 강계에서 낚시를 하다보면 손맛으로도 어느 정도 구분을 할 수 있죠.
장비를 말리는 동안 미노우를 껴서 조금 루어를 더 해봤는데 역시나 새벽무렵 피딩이 끝나니까 절대 물지를 않더군요. 쏘가리도 참 만만치 않은 놈입니다. 그렇게 3시간 가량 잠들고 전투낚시를 마치고 춘천으로 넘어가서 오후 교육을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빡셌던 강행군이었는데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죠. 역시 풍경 좋은데서 하는 낚시는 힐링입니다.
어느덧 9번째 영상이네요. 취미의 연장이자 새로운 취미가 되어버린 촬영인데... 하다보니 조금은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낚시의 특성상 조회수를 분석해보니 조회수의 약 99% 가 남자고 만35세 이상이 95% 이상입니다. 낚시의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고 등산을 제치고 국민 취미 1위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중년의 남성들 전유물이란 타이틀을 내려놓기는 많이 힘든 것 같습니다. 더욱이 붕어낚시라는 주제에 관해서는 더욱 그런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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