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3월의 소류지 붕어낚시

어느덧 겨울이 다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지난 겨울동안 일이 바빠 낚시를 한번도 갈 수가 없었는데요. 한 겨울 살을 에는듯한 추위와 맞서며 낚시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겨울낚시는 겨울낚시의 맛이 있는 법이니까요. 평소에는 갈 수 없는 포인트 위에서 얼음을 깨고 붕어를 잡는 것은 겨울철 얼음낚시의 묘미라고 할 수 있죠.

 

강원도의 3월은 아직 매섭게 춥기 때문에 날씨가 좋다하더라도 둠벙이나 수로에서 조차 입질 받기가 쉽지는 않은 편입니다. 물색 또한 작은 수로에서조차 지나치게 맑은 경우도 왕왕 하고요. 그래서 여러 포인트를 둘러본 결과 외곽지대에 있는 소류지로 출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래도 봄철이다보니 수심이 얕은 쪽은 삯은 수초 지대를 공략했는데요. 모든 조건이 딱 적당하고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바닥에 청태가 가득합니다. 지난번 짬낚시로 허릿급 붕어를 걸었다가 발 앞에서 놓친 자리에 다시 앉기로 합니다. 사실 수심이 너무 얕아서 차에가서 장화를 가져와 신고 들어가서 건졌어도 됐는데... 귀차니즘이란게 뭔지... 그렇게 2020년 첫 낚시, 첫 영상, 첫 월척을 할 수 있던(그것도 최소35cm↑, 뇌피셜 4짜) 기회를 날려버렸네요... 잡지도 못 한거 4짜라고 얘기해봐야 망신만 당할뿐이니 그냥 허릿급으로 생각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크기가 전부는 아니니까요.

 

잔잔한 수면위의 찌는 언제 봐도 참 좋습니다. 조용한 저수지에서 찌를 바라보고 있자면 평화롭죠. 하지만 그 평화로움도 잠시... 갑자기 인근의 공군부대 훈련장에서 전투기들이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평소 같으면 적당히 시끄러울텐데... 이번에는 낮아도 너무 낮게 비행하느라 정말 무지막지하게 시끄러웠습니다. 1시간이 넘는 훈련 시간으로 인해 제 짬낚시 조과는 엉망이 되었네요... 엄청난 굉음이 들리니까 입질이 뚝 끊길만 합니다. 전봇대 3-4개 높이로 날아가는 전투기 소음은 난생 처음 들어보는데 진짜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총 8대의 전투기가 편대비행을 하는데.. 사진에 보이는 소류지 정면 동산위를 지나갈 정도로 낮게 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바로 머리 위에서 비행하는 전투기의 소음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기찻길 바로 옆에서 지나가는 기차 소음을 듣는 것은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입질이 뚝 끊겨 꽝이라고 한들 그래도 어떻게 그냥 갈 수 있나요. 붕어 구경은 하고 가야죠... 비록 제가 잡은건 아니지만서도요. 어느덧 집에 갈 시간이 되서 건너편에 있는 조사님이 잡은 붕어를 잠시 구경하러 갔습니다. 마릿수 붕어를 하셨던데 최대어는 36cm의 멋진 토종붕어입니다. 이걸 보니 제가 놓친 또 거대한 놈이 생각나더군요. 빵과 체고가 이 놈보다 훨씬 좋았는데 말이죠... 귀차니즘으로 인해 대물을 놓친게 다시 생각나서 조금 많이 아쉬었습니다. 

 

아쉬움은 또 한번 제 발길을 이곳으로 이끌었습니다. 사실은 주말 아침 일찍 눈이 떠져 봐두었던 본류권 포인트로 향해봤지만 물색도 더욱 맑아져있고 물 흐름이 있어 1시간 정도 가볍게 지렁이를 달아 던져놨지만 아무런 입질이 없었고, 집오전 낚시만 하고 집에가려던 것이 이내 아쉬워 이곳으로 다시 또 온 것이죠. 

 

 

이동해오는 길에 샌드위치와 커피 등 간단한 요기거리를 사가지고 왔지만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와 포인트 이동을 하며 이래저래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3-4시 정도에 정리해서 집에가려고 생각하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6시까지 하다가게 되었다죠... -_-a 

 

 

본 포스팅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어느덧 20번째 출조 영상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낚시라는 취미에 새로운 취미생활이 되었네요.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짓인데 말이죠.. ㅎㅎ 그래도 아직까지는 재미있습니다. 한번 지겨워지는 그 날까지 쭉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출조 때마다 영상 업로드 때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 좋은데...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네요. 아무래도 조금 더 부지런을 떠는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항상 코로나19 바이러스 조심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