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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붕어낚시

비 내리고 시작하는 섬강 붕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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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현충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아래지방에는 엄청나게 비가 왔다는 것을 인터넷 기사를 통해서 보았는데요. 그와는 대조적으로 윗지방에는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진 않았습니다.  목요일 저녁부터 시작된 비는 빗줄기도 그렇게 강하지 않았고 금요일 점심 무렵에 소강되기 시작했죠. 

 

강계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이라면 큰 비가 내리고 강물이 한번 뒤집어지고 나서야 강낚시가 잘 되는건 잘 아실겁니다. 이번 비는 흙탕물이 일어날 정도로 많이 오지 않았다는걸 경험적으로 알 수 있었지만 겨울부터 가물은 강에 어느 정도 해갈이 되진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금요일 저녁 무렵 짬낚시 출조를 계획했죠.

 

즐겨가는 섬강 포인트에 방문해보니 역시나 생각대로 였습니다. 수심은 약 80~100cm 정도 늘어나있었고, 흙탕물은 하나도 일어나질 않은 상태였죠. 비는 점심 무렵에 이미 그쳤지만 하늘에는 구름이 많아 해도 비치질 않는 상황이었고, 낚시가 충분히 할만해 보였습니다. 모든 조건이 괜찮아보여서 계획한대로 2-3시간 짬낚시를 즐겨봅니다.

 

다만 이 좋은 경치를 자랑하는 포인트에 웬 똥꾼이 쓰레기를 버리고 갔군요. 구미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참 멀리도 왔습니다.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리고 간걸 보면 그나마 좀 낫다고 해야될까요? 아니면 쓰레기 봉투까지 챙겨왔는데 실수로 잊고 그냥 간걸까요? 어쨌든 이건 제가 철수할 때 수거해서 치웠습니다. 가끔씩 별애별 쓰레기가 다 있긴 하더라구요. 작년에는 4출 의자 망가진게 있어서 그것도 챙겨와서 분해해서 버렸는데 말이죠.

 

물이 불은 관계로 장비를 설치하기가 매우 안 좋아서 섶다리를 설치했습니다. 2대의 낚시대를 편성해서 2시간 정도의 짬낚시를 즐기려고 했는데 꽤나 비효율적인 상황이었네요. 찌맞춤 까지 끝내고 나서 서둘러 미끼를 준비합니다. 보통 떡밥 낚시만 즐겨했는데, 오늘은 비가 온 관계로 날도 흐리고 지렁이가 잘 통할것 같아서 한통 사왔습니다. 생각한대로 지렁이 미끼에 정신없이 입질이 붙더군요. 원래 잡고기가 덤비지 않는 곳인데, 찌가 서기도 전에 붙는 촐싹대는 입질을 보니 어떤 물고기가 건드리는지 감을 못 잡겠습니다.

 

그렇게 낚시를 시작하고 나서 물보라가 일면서 퍼덕이는 소리가 들려 우측을 보니 아직 잉어들이 산란 중이네요. 이미 6월인데 말입니다. 겨우 30cm 남짓한 수심인데도 불구하고 1미터급 잉어들이 퍼덕이면서 산란을 하고 있습니다. 물이 너무 얕아 등 지느러미가 수면위로 다 나온채로 말이죠.

 

연신 붙어대는 입질이지만 시원한 찌올림이 없어 여태 입질의 범인을 못 잡았습니다. 사실 입질이 바로바로 붙는것을 보고 활성도가 좋다고 판단해 찌올림을 보고 싶은 욕심이 컸는데요. 생각해보면 비가 와서 물도 차고 동물성 미끼인 지렁이에 입질이 활발하긴 했지만 그만큼 예민했던것 같습니다. 강계 낚시 답게 찌올림이 1칸이라도 급격한 움직임을 보일때는 채면 후킹이 제대로 되서 잘 잡히는데요. 찌올림을 보고 싶은 마음과 요즘 새롭게 맛을 들인 촬영의 재미에 빠져 중후한 찌올림이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덧 두껍던 구름이 바람에 멀리 떠내려가고 노을이 지기전 짧게나마 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내린 관계로 미세먼지가 모두 씻겨나가서 정말 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드러나더군요. 해까지 뜨자 시계가 좋아 시야에 보이는 곳까지 아주 맑고 깨끗하게 보였습니다. 그와 더불어 강계 특유의 멋진 자연지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고기를 잡는 것도 좋지만 이 맛에 노지로 낚시를 다니는 거죠.

 

파노라마로 찍은 섬강 포인트의 모습입니다. 예전처럼 미세먼지가 심하질 않아서 언제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보기가 조금 힘들어졌죠.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운 현실입니다. 붕어낚시라는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자연에 한발짝 몸을 담그며 얻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줄어들은 셈이죠. 

 

입질이 붙고 약 3분 가량을 지루하게 찌를 가지고 놀던 녀석이 찌를 쭉 올려줍니다. 잠깐 딴짓을 하고 있었지만 놓치지 않고 챔질해서 건져보니 해당 포인트에서 평소에 보기 힘든 사이즈의 토종 붕어가 나왔습니다. 강붕어답게 작은 놈이지만 힘이 쓸만합니다.

 

보통 나왔다 하면 7치 정도인데.. 오늘은 어떻게 이렇게 작은 놈이 나왔을까요. 겨우 5치지만 체고가 상당합니다. 토종터에 사는 5치 붕어들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높은 편이네요. 아무래도 쏘가리, 가물치 등의 포식자가 살고 있어서 그런걸까요? 요즘은 살림망도 갖고 다니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바로 방생해 줬습니다.

 

기존에 해당 포인트에서 지렁이를 사용해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진 못 했습니다. 아무래도 수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낚시를 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오늘은 지렁이에 입질 붙는게 가히 기존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빠르게 붙는 모습이고, 그에 물고 나오는 붕어 사이즈도 평소에 보기 힘든 사이즈로 뭔가 약간은 희한한 날이었네요.

 

어느덧 낚시한지 2시간이 됐고, 이제 철수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입질이 너무 활발하다보니 미련이 많이 남았습니다. 카메라를 만지느라 후킹도 제대로 못 해서 빠진 한마리와 마찬가지로 카메라를 만질 때 찌올림이 왔는데, 낚시대가 너무 멀어서 챔질도 못한게 아쉬움이 컸나봅니다. 새로운 취미생활이 되버린 촬영 때문일까요? 낚시만 온전히 하면 3마리는 잡았을텐데 1마리 밖에 못 잡으니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2마리만 잡았더라면 미련없이 딱 접고 일어났을텐데요. 

 

요즘 새롭게 도전해보는 취미생활인 유튜브 업로드를 위해 영상 편집을 해봤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한지는 햇수로 12년이나 되었지만 업로드를 위해 영상을 편집해보는건 올해가 처음이네요. 뭔가를 새롭게 배우고 도전한다는건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강합니다.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시간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터득해 나가야 되니까요. 그래도 한편으로 매우 즐겁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시간이 느리게 가는 이유는 어린 아이에게는 매일 매일이 새로운 경험을 하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반대로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고 나서 점점 시간이 빨리가는건 그만큼 새로운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볼 때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뭔가를 배운다는건 굉장히 긍정적인것 같습니다. 제가 공부한 전공과는 1도 상관없는 전혀 다른 일이라 매우 신선한 경험이니까요.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게 되었고, 그런 사진들을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보정을 하고 싶어져서 공부하게 된게 포토샵이었는데, 그렇게 사진 찍으면서 이것 저것 찍던 동영상들. 문득 낚시하면서 찍던 동영상들을 영상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는데 힘들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기도 하네요. 투입되는 시간 소모가 너무 큰 것은 좀 아쉽습니다만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겠죠.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그냥 번거롭고 귀찬하서 힘든 일입니다. 언제까지 해볼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재미가 있어서 조금 더 해보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아쉬운 마음에 케미를 꺽고 1시간 정도 밤낚시를 즐겨봤습니다만 해가 지고 나서는 기가 막히게 입질 한번 보질 못 했지요. 역시 낚시는 더 한다고 잡는건 아닙니다. 원래 계획한대로만 낚시하는게 가장 중요한 듯 한데 아쉬움이 미련이 뭔지 발목을 잡네요.

 

요즘 주말마다 타 지역으로 이동해서 교육(나무의사)을 받는게 있는데(15주), 그래서 낚시할 시간이 적어 아쉬움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이동해서 교육받고 돌아오면 아무리 빨라도 7시 무렵이니까요. 개인적으로 본격적인 낚시를 즐길 시기가 됐지만 이러한 사정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네요. 그래도 시간이 나는데로는 짧게나마 즐겨볼 생각입니다. 다행히 저는 기존에 가진 자격들이 많아 40% 정도는 교육시간이 공제되기 때문에 다른 분들처럼 완전 빡세지는 않아서 여건이 나은 편입니다. 15주를 금-토 풀참 교육을 받았더라면.. 아무것도 못 하겠죠. ㅎㅎ

 

실제로 지난 토요일 교육은 20분 정도 먼저 끝나서 돌아오자마자 같은 장소에서 1시간 낚시를 더 했는데, 마찬가지로 겨우 1수가 했습니다. 금요일 5치, 토요일 6치 한수씩 겨우 얼굴이나 보여주네요. 얼른 큰 비가 내리고 나야 섬강은 낚시가 좀 더 잘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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