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같은 시골 그리고 주천강 캠핑낚시
# 친구네 시골집 농사일 돕기
이번 포스팅은 친구네 시골 본가에 일 손 보태러 간김에 인근의 주천강에서 낚시한 포스팅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친했던 같은 반 친구인데, 최근 몇년 동안 매년 1-2번씩 친구네 부모님 농사일을 도와주러 다녀오곤 했죠. 친구는 4남매의 막내 아들인데 부모님도 연로하시고, 맏형과 누나 둘은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육아에 바빠 농사일을 자주 도와주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친구가 제게 SOS를 치는건 한여름 무렵에 풀베기인데.. 5월쯤부터 매달 1번씩은 풀을 깍아줘야고 합니다.
풀베기는 군복무 시절 정말 지긋지긋하도록 깍아봤는데요. 탄약관리병이라는 나름 희귀한 육군 보직을 받고 자대에 갔지만 일반 부대에서 탄약관리병이 할 일은 많지 않았기에 언제나 사수였던 정비병과 함께 행보관에게 불려다니면서 작업을 했었죠. 정말 2년간 온갖 작업은 군대에서 다 해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탄약대대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고 한들 예초기 돌리는건 별반 다르지 않았겠지만요.
딴에는 열심히 풀을 깍는데 친구 눈에는 만족스럽지 않나봅니다. 최대한 바짝 깍고 있는데 더 바짝 깍으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ㅎㅎ 논두렁에 풀을 깍다보면 풀숲에 숨어있던 개구리 뱀 등이 튀어나옵니다. 가끔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예초기날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도 하지요. 위험한 날 예초기가 아닌 줄 예초기지만 작은 소형 동물들에게는 이마저도 치명적인 흉기입니다.
낚시 장화를 사놓고 정작 낚시할 때 보다는 작업할 때 더 빛을 발하는 무릎장화 인 것 같습니다. 해당 제품은 발라카스 라는 브랜드의 낚시장화인데 정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낚시는 물론이고 각종 작업할 때 유용합니다. 이 친구 녀석은 주말에 본가로 넘어와서 부모님 일을 돋는 효자 놈인데, 만약 제가 친구를 도와주러 오지 않으면 이른 아침부터 저녁 시간까지 혼자서 풀을 깍아야하니 주말이 없어지는 셈이죠. 일요일 하루 쉬다가 오후에 다시 넘어와서 자면 또 새로운 월요일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도와준다면 늦어도 오후 3~4시 무렵에는 작업이 마무리가 되고 같이 인근에서 낚시도 하고 놀 수 있으니 저도 좋고 친구도 조금이나마 주말을 즐길 수 있으니 Help 사인을 보내면 도와주러 오는 편입니다.
오전 이른 시간부터 열심히 작업을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친구네 형도 함께 작업했기에 본가에는 형네 식구들도 와있었습니다. 친구네 형은 4남매 중 장남이라 친구와는 10살 차이로 큰 조카 녀석들은 중학생인데, 저 녀석들이 얼른 더 성장해야 풀베기에 투입될 수 있겠죠.. ㅎㅎ
맛있고 건강한 시골 밥상을 한상 푸짐하게 먹고 나서 오후 작업을 시작합니다. 열심히 작업하고 또 작업합니다. 그렇게 작업을 마치니 어느덧 늦은 오후 시간이 되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떠날 준비를 합니다. 일단은 포인트로 출발하기에 앞서 시장도 봐야겠지요.
# 주천강 캠핑낚시 출발
포인트로 가는 길에 있는 인근의 마트에서 시장을 보고 근처 편의점에서 세계 맥주도 구입하고, 포인트로 떠나봅니다. 오늘의 낚시 포인트는 주천강인데, 주천강은 횡성군에서부터 시작해서 영월을 거쳐 평창강과 만나 서강이 됩니다. 붕어 낚시할 포인트는 적당히 있는 강인데 사실 붕어낚시 보다는 계류 낚시 하기에 조금 더 적합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주천강의 한 포인트입니다. 물색도 좋고 여러모로 마음에 들기는 하나 오늘밤 여기서 낚시하는 것 보다는 다른 포인트에서 낚시하기로 결정하고 바로 이동을 합니다. 여름이라 해는 상대적으로 길지만 힘든 육체적 노동을 마치고 꽤 늦은 시간에 이동하는 것이라서 마음이 급하네요.
# 주천강 포인트 도착
마침내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쓰레기들 투기하고 다니는 똥꾼 늙은이들이 워낙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주민들과의 불협화음도 종종 있어서 오늘도 역시나 차단기가 내려가 있습니다. 포인트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한 곳인데 결국 또 많은 짐을 들고 100미터 가량 짐빵을 해야합니다.
부랴부랴 짐을 다 옮기고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낚시대 까지 설치하고 나니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졌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도 조금 지나친 상태라 낚시는 접어두고 식사부터 시작합니다. 저 역시도 많이 배가 고팠지만 낚시꾼은 낚시 준비가 먼저지만 친구는 기다리느라 지쳤던 모양입니다.. ㅋㅋ
송어회는 친구네 집에 올 때마다 사먹게 되는데 이 곳은 오랜 시간 이용했던 단골 식당입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늘 여기서만 송어회를 드시기 때문에 종종 부모님과 함께 오기도 하는 곳이죠. 송어회는 콩가루와 초고추장을 넣어서 채소와 함께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야외에서 송어회에 술 잔을 기울이면서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번 그렇지만 이래서야 대체 낚시는 언제 하죠...?
고된 하루였기에 피곤했던 친구는 저녁을 먹고 낚시는 하지도 않고 일찍 취침에 들어갔고 저는 그래도 붕어 한 마리 잡겠다는 신념으로 악으로 깡으로 버티면서 낚시를 합니다. 피곤해 죽겠지만 어디 낚시꾼이 이런 기회를 쉽게 포기할 수가 있나요.. 하지만 잠드는 그 순간까지 제대로 된 입질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새벽이 되어서야 텐트로 들어가서 잠시 눈을 붙입니다. 그리고 동틀 때 피곤에 쩔은 몸을 이끌도 다시 나와서 낚시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주천강의 붕어를 마주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장마 전의 강원도 강계에서는 붕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연안 쪽으로 쭉 떠밀려있는 청태 덩어리들만 봐도 붕어 보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죠. 이렇게 청태가 떠올라서 뭉치고 떠돌아다니면 낚시가 꽤나 불편합니다. 다행인 것은 바닥은 상대적으로 깨끗하다는 점인데...붕어는 쉽사리 나타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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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오전시간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가 더욱 많이 내리면 고립되어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데, 친구는 계속해서 잠을 자고 있네요. 마음 같아서야 그냥 에라~ 나도 모르겠다~ 하고 들어가서 자버리고 그렇게 비가 와서 고립됐으면 싶기도 했습니다. 까짓꺼 하루 더 낚시하면 되지.. 라는 심정으로 말이에요. 친구도 그렇게 되면 그냥 회사에 월차내고 하루 강제로 제끼는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 이 녀석도 그런면에서는 별 거부감이 없는 놈이라서 괜찮습니다만.. 그래도 아쉬울 때 그만두는게 맞다 싶어서 깨웠습니다.. ㅎㅎ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짐을 정리하고 또 그 많은 짐들과 쓰레기들을 다 챙겨서 철수합니다. 붕어낚시는 언제나 고생스럽죠. 마치 군대에서 훈련을 하던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다고 해서 쓰레기를 버리고 다니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습니다. 쓰레기 봉지 하나 버리고 간다고 해서 더 편한 것도 아니고, 본인 차에 냄새 배기고 더러워진다고 파렴치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노지에서 만나는 낚시꾼의 99%는 저보다 연장자이며 연령대는 100에 99가 50대 이상인데.. 어쩜 이렇게 몰상식한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나이만 많다고 모두가 어른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좋아하고 그런 환경에서 즐기는 붕어낚시를 좋아한다면 적어도 기본적인 양심은 지켜야죠. 그게 자연에 대한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시대가 바뀐만큼 바뀐 시대에 적응해서 사람답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품격이 느껴지게 곱게 늙어야지요. 이 글을 읽는 붕어낚시꾼께서는 부디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시길 바랍니다. 제 구독자 분들은 응당 그러셨으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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