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즐겨온 취미... 낚시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낚시는 낚시를 하는 순간도 매우 즐겁지만 낚시가려고 준비하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이 참 설레고 좋죠. 그리고 포인트에 도착해서 오늘 과연 어떤 붕어를 마주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장비를 세팅하는 그 순간은 같은 낚시꾼들만이 온전히 공감하리라고 봅니다.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강에서 낚시를 처음했고, 여름철 가족끼리 강으로 자주 놀러다녔기에 강낚시가 매우 친숙합니다. 유속이 있건 말건 어릴 때부터 해와서 익숙함의 차이라고 할까요? 요즘 붕어낚시꾼들은 아주 민감한 채비를 자주 하지만 저는 유속이 있는 곳에서 낚시를 많이해서 봉돌이 조금은 무거운 편입니다. 일명 90년대 전통 바닥낚시라고 불리는 원봉돌 바닥낚시 채비를 사용하고 있죠.
강낚시를 상대적으로 좋아하지만 잔잔한 저수지 낚시가 싫은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낚시하기에 가장 좋은 여건은 작은 저수지죠. 3천평 이하의 소류지... 다만 이러한 저수지들은 똥꾼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에 엉망진창이 돼버린 곳이 많아서 요즘은 잘 보존된 저수지가 드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원주권에는 정말 낚시할 저수지가 많지는 않습니다. 낚시가 가능한 저수지들은 배스 블루길 등의 외래어종이 풀려서 외래어종 빼고는 물고기 보기가 힘들어진 저수지도 있고, 쓸만한 저수지들은 아주 탈탈 어자원을 털어가서 낚시가 힘든 장소도 있고.. 쓰레기 투기 주차 문제로 낚시하기 힘든 곳도 있고요. 뭐.. 대부분은 낚시가 가능한 저수지들은 붕애들만 바글바글한 실정이죠.
이 곳은 그런 저수지 가운데 잘 알려져있지 않는, 그나마 낚시꾼의 손을 덜탄 아담한 소류지입니다. 규모는 약 2천평 남짓하고 전체적인 저수지 수심은 1m 전후로 굉장히 담수양도 적은 소류지지만 어마어마하게 대물들이 우글거리는 저수지입니다.
낚시한지 약 1시간 정도가 지났을까요? 얼마나 됐었더라... 아무튼 입질없이 무료한 점심 무렵을 지나 처음 등장한 놈은 약 28~29cm 정도가 되는 가물치였습니다. 2대만 편성해서 낚시를 하다가 뭔가 좌측 수초편에 철푸덕 소리가 자주 들려서 한대를 추가편성해줬는데 그쪽에서 지렁이를 물고 나왔네요. 처음에는 찌를 깔짝깔짝 가지고 놀기에 당연히 참붕어일거라고 생각했지만... 건져내고보니 이 녀석이네요.
2년만에 잡아본 가물치입니다. 가물치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있었기에 약간 어안이 벙벙합니다. 가물치는 참 힘이 좋은 물고기죠.. 좌측편에서 철푸덕 대던 놈들은 아마도 알자리를 지키던 대물 가물치 한쌍이었나 봅니다. 가물치는 특유의 주둥이를 앙 다물고 있어서 사이즈가 60cm가 넘어가면 바늘을 빼기가 쉽지않은 맨손으로는 약간 부담되는 그런 어종입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snake head 로 불리며 악명을 떨치고 있는 민물의 폭군이죠..
조금 더 낚시를 하자 또 다시 왼쪽에서 아주 채색이 예쁜 7치 붕어가 한 수 올라옵니다. 마치 잉어처럼 바로 물고 튀는 그런 입질을 보여줬는데요. 낮 시간에 올라와준 녀석이 고맙기만 합니다. 때깔이 아주 곱고 예쁜 토종입니다. 저는 평생을 강원도에서 살면서 낚시를 해오고 있기에 매우 익숙한 모습인데, 다른 지역 사람들은 강원도 붕어들이 유난히 눈이 큰 것 같다고들 합니다.
파란 하늘, 짙은 녹음...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물가에서 낚시.. 이게 바로 진정한 낚시의 맛이 아닌가 싶습니다. 짐빵을 해가며 꽝을 치고 한밤중에 철수 등.. 그런 고생을 하면 왜 이렇게까지 낚시를 하는건지 스스로 반문하고 늘 다시는 힘든 낚시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3일만 지나도 낚시가고 싶어지는게 낚시꾼의 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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